‘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하느님께서 물으신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오직 대한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고 물으시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다음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물으셔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 ‘내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이어령 교수님께서 암 투병 끝에 26일 별세하셨습니다.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습니다.
1983년, 저는 ‘언어로 이루어진 예술’이라는 문학에 뜻을 품고 국문학을 전공하며,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고전문학의 구수함과 현대문학의 세련됨의 매력에 빠져 참 많은 책들과 함께 한 거 같습니다. 그 당시 우리와 같은 문학도라 하면 ‘이어령 교수님’을 모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교수님의 책에서 슬픔과 기쁨, 때론 아픔을 함께 하며 참 많은 걸 배웠습니다. 주옥같은 명문장들이 생각납니다.
‘배고픈 울음. 윷놀이 같은 정쟁의 울음 그리고 내 조국을 내 조국이라고 부를 수 없었던 울음. 이 땅의 어느 흙 속에도 어느 바람 속에도 그 울음이 젖어 있지 않은 것이란 없다.’
‘생각하는 물음표의 젊음과 행동하는 느낌표의 젊음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 비로소 창조적 지성이 탄생한다. 젊음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난다. 젊음은 그렇게 탄생한다.’
더욱이 그는 88 서울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회식을 총괄 기획하며 88올림픽의 상징인 ‘굴렁쇠 소년’을 기획하기도 했으며, 장관 재임 때 외국어인 ‘로드 숄더’를 ‘갓길’로 바꾼 일이 생각납니다. 이 외에도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 국립국어원 발족 등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차가 다닐 도로가 없어 외부를 오갈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기찻길밖에 없고, 기차는 다니지만 정작 기차역이 없는 시골마을이 있었다. 기차가 서지 않으니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철로를 따라 역과 역 사이를 걸어 다녀야 하는 마을 사람들의 오랜 염원은 간이역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왕복 5시간을 걸어서 통학해야 하는 주인공이 마을의 간절함을 담아 무려 54통의 청원 편지를 청와대에 보내봤지만 답이 없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갖 노력을 해나간다는 이 이야기는 영화 ‘기적’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 ‘양원역’ 개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교통 오지 주민들이 기차역을 만들기 위해 영화에서 나온 대로 갖은 노력을 하다 결국 직접 돈을 모아 역을 세운 것이다.
영화 ‘기적’을 보면서 필자는 역이 있어도 기차가 서지 않는 양산 물금역을 떠올렸다. 양산 물금역에는 KTX 열차가 평일 하루 평균 상·하행 각각 12회씩 통과하고 있지만 정작 정차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양산시민들은 코앞에 역을 두고도 KTX 열차를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KTX 열차를 타려면 차를 타고 30분 이상을 달려 울산역 또는 부산 구포역까지 가거나 무궁화호 또는 ITX 열차를 타고 밀양역 또는 대구역에 가서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양산시민의 KTX 열차의 물금역 정차 요구는 허공에 퍼지는 메아리 같다. 앞서 지난해 4월 경남도의회는 지역의 숙원을 해소하는데 힘을 더하기 위해 ‘KTX 열차 물금역 정차를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에 전달한 바 있다.
필자는 대정부 건의안의 대표 발의자이자 양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민의 간절한 염원과 KTX 열차 정차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 등은 역과 역 사이의 간격, 운영의 효율성, 물금역사 승강장 길이가 짧은 점 등을 이유로 들어 물금역에 KTX 열차를 정차시킬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사 측의 입장을 수긍할 수 없다. KTX 경부선(구포 경유 노선) 경산역은 동대구역과 12.3㎞ 떨어져 있지만 상·하행 각 2회 정차하고 있고 경전선 KTX의 경우 창원중앙역-창원역-마산역 사이 거리는 각각 10.3㎞, 3.6㎞이지만 상·하행 각 4회 정차한다. 물금역에서 구포역 사이 거리는 12.8㎞이다. 또한 양산시에 따르면 물금역 KTX 정차 타당성조사 용역 연구에서 B/C(비용편익비)가 1을 넘겨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된다는 물금역사 승강장 길이는 증설공사를 통해 늘이면 된다. 단순한 경제논리보다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인구 35만의 양산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성장 도시이고 특히 물금읍의 인구는 12만 명가량으로 웬만한 군 지역 인구보다 많다. 양산에는 3500여 개의 기업체와 1일 평균 내원객이 1만 5000여 명이나 되는 대학병원이 있고 각종 지역축제와 명소에 찾아오는 타 지역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부산·울산·경남이 맞닿는 요지에 자리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지역이다. 편리한 교통여건은 곧 경쟁력인데 KTX 열차 이용 불편이 양산지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KTX 열차의 물금역 정차는 지역민의 교통 편의를 증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산의 발전, 나아가 경남과 부·울·경 메가시티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물금역 정차 여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양산시민의 이목이 여기에 쏠려 있다. 양산 지역민의 교통복지 개선, 양산의 발전 가능성, 지리적 특성, 국가 균형 발전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이번에는 꼭 지역의 숙원이 해결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양산시장 선거에 나선 이유가 궁금합니다. 후보님 본인이 어떤 후보인지, 또 왜 양산시장에 도전하게 되었는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안타까운 부분을 일부라도 해소했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 또한 지도자들이 해야 할 역할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양산의 현안이 눈에 많이 보였다. 현재 우리 양산은 성장 정체기 또는 성장 과도기를 겪고 있다. 즉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더 나은 미래를 갈 수 있느냐 아니면 변화를 멈춘 도시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 선택의 과정에서 그동안의 행정 경험과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을 모아 36만 양산 시민 모두가 뿌듯해할 역할을 해내고 싶다.
■양산시장 출마 선언한 타(당내) 후보와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지난 10여 년의 지방정치 경험을 통해 고인 물이 아닌 주도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결과를 만들어 왔다. 재선의 시의원과 시의회 의장 그리고 도의회 진출과 야당 초선 의원으로서 이례적으로 도의회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결과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길을 걸어왔다. 양산은 젊고 역동적인 도시다. 거기에 걸맞은 시대에 맞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적합한 사람이 돼야 한다. 의회, 행정, 기업의 경험을 두루 갖추고 특히 경영 마인드를 중요시하는데, 그런 점에서 경쟁력 사람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양산은 자족도시로 지속적 성장을 추진해왔다. 자족도시의 의미는 무엇이며, 만약에 시장이 되신다면 어떤 행정을 펼칠 것인지요
양산이 인구 50만의 자족도시로 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양산시를 대표하는 주력 산업이 있어야 한다. 지방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국가에서 평생을 국민이 활동 가능하도록 지원하거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표현하고 있다. 우리 양산 또한 지방정부의 틀에서 시민들이 출생에서 노후까지 삶을 영위하는 필요한 제도와 시설을 갖출 수 있는 도시가 자족도시의 모습이다. 저는 자족도시를 이루기 위한 제도와 자원 구축에 행정을 집중할 것이다.
■코로나로 지역 경제가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이에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의 고민이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방역시스템 속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과 이를 통한 일상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기반 경제에 대한 세밀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양산시가 시급히 다뤄야 할 현안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요
중심 산업의 재편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양산의 경제중심은 제조업이었지만, 세계적으로 경제환경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제조업 중심으로의 성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동차 배터리, 수소 산업 등 변화된 경제환경에 맞는 중심 산업 유치와 지원이 우선해야 한다.
■웅상 신문이라 웅상에 대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웅상 현안과 발전 방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웅상에 대한 고민은 참 다양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2TRACK(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따로 또 같이’라는 방안인데, 웅상만의 특색을 지닌 발전 전략과 서부 양산과의 공존을 통한 발전 전략 두 가지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정책은 추후 밝히도록 하겠다.
■이외에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웅상은 더 높고 더 거대한 성장이라는 비행을 해야 한다. 어떤 조종사인가에 따라 비행의 과정과 결과가 달라진다. 웅상의 그리고 양산 전체의 힘찬 이륙에 저 한옥문이 함께 하겠습니다.